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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2

'봉오동 전투', 이름 없이 스러져간 민초들에 대하여 1. 독립군의 첫 승리를 그린 영화 영화 ‘봉호동 전투’(감독 원신연·2019년)의 장단점은 분명합니다. 대한민국 독립군의 첫 승리의 기록인 만큼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수 있겠으나, 역사가 스포일러라 결과가 빤히 예상된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입니다. 그래서 감독 원신연은 치열하게 싸운 봉오동 전투가 아니라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과 전투가 벌어지는 과정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마적질을 하다 독립군에 합류한 황해철(유해진 역) 부대와 젊고 빠르고 헌신적이며 유능한 분대장 이장하(류준열 역) 부대가 만주에 있는 대한 독립군 토벌을 위해 파견된 일본군 월강추격대를 봉오동 죽음의 계곡으로 유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고군분투(孤軍奮鬪)가 영화의 핵.. 2022. 8. 11.
영화 택시운전사, 더 이상 고립되지 않을 '광주 정신'을 말하다 1. 아픈 역사 이야기 누군가 들을세라 광주에서 벌어진 군인들의 만행은 귓속말로 전해졌습니다. 광주 이야기를 하다 잡혀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나은 결과였습니다. 두려운 공기를 뚫고 어렵사리 전해진 이야기들은 흉흉했습니다. 귀로만 듣는데도 끔찍했습니다. 슬펐습니다. 옆 동네 성당에서 몰래 상영한 광주 영상을 보고 온 친구들은 며칠간 밥을 못 먹었다고 했습니다. 귀로 듣는 것도 이토록 무섭고 힘든데, 영상을 볼 용기 따위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광주민주항쟁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어떤 방송도, 신문도 광주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광주에 대한 기억은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떠돌며 만들어졌습니다. 광주에 대한 진실을 안다는 것이 그토록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2.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 2022.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