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52

‘적벽대전’, 감독 오우삼의 스타일을 살리다 1. 오우삼 스타일 영화 ‘적벽대전’(감독 오우삼·2008년)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삼국지 속 적벽대전을 스크린 속에 완벽히 되살려냈습니다. ‘삼국지연의’와 차이라면 제갈량이 아닌 주유와 오나라가 극의 중심에 등장한다는 점 정도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갈량의 계책으로 화살을 얻는 장면부터 연환계, 이간계, 동남풍을 부르는 장면 등 ‘삼국지연의’ 속 적벽대전의 재미를 충실하게 살려냈습니다. 특히 한때 홍콩 누아르의 대표적인 스타일리스트였던 오우삼의 장기(특유의 슬로모션과 비둘기가 나르는 장면 등은 여전히 빠지지 않습니다.)와 수중전, 기마전, 공성전 등 고전 전쟁영화의 스펙터클이 어우러지며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 영화였습니다. 그동안 특히 소설.. 2022. 7. 18.
리틀 포레스트,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 묻다 1. 꿈에 대한 이야기 너는 꿈이 뭐야?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우리 사회는, 우리 교육은 여전히 꿈을 묻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질문합니다. ​한때는 대통령, 과학자 같은 뭔가 거창해 보이는 직업들이 인기였지만 요즘 학생들은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2020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에서 1위는 3년 연속 운동선수가 차지했습니다. 2위는 의사, 3위는 교사, 4위는 유튜버, 5위는 프로게이머 순이었습니다. 중고등학생은 교사가 1위였고, 간호사, 의사, 경찰관, 군인처럼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다는 것이 힘들어진 모양입니다. 2. 리틀.. 2022. 7. 17.
천하장사 마돈나,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다 감독 이해영, 이해준 / 출연 류덕환 / 개봉 2006. 08. 31. 1. '다른' 것과 '틀린' 것 우리가 평소에 가장 많이 ‘틀리는’ 표현 중 하나가 바로 ‘틀리다’는 말입니다. 서로의 취향이나 의견이 ‘다를’ 때, 우리는 흔히 “걔랑 나랑은 틀리지~!!”라고 말하곤 합니다. 우리 말을 설명하기 위해 심지어 영어 표현인 ‘different’와 ‘wrong’까지 끌어다 쓰며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설명들을 해대지만, 그때뿐일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방송에서도 출연자들이 이 두 표현을 잘못 쓰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2. 오동구의 꿈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2006년·감독 이해영, 이해준)의 주인공 오동구(류덕환)는 우리가 흔히 ‘보통’, ‘정상’이라는 범주 안에 포함시.. 2022. 7. 17.
영화 택시운전사, 더 이상 고립되지 않을 '광주 정신'을 말하다 1. 아픈 역사 이야기 누군가 들을세라 광주에서 벌어진 군인들의 만행은 귓속말로 전해졌습니다. 광주 이야기를 하다 잡혀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나은 결과였습니다. 두려운 공기를 뚫고 어렵사리 전해진 이야기들은 흉흉했습니다. 귀로만 듣는데도 끔찍했습니다. 슬펐습니다. 옆 동네 성당에서 몰래 상영한 광주 영상을 보고 온 친구들은 며칠간 밥을 못 먹었다고 했습니다. 귀로 듣는 것도 이토록 무섭고 힘든데, 영상을 볼 용기 따위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광주민주항쟁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어떤 방송도, 신문도 광주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광주에 대한 기억은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떠돌며 만들어졌습니다. 광주에 대한 진실을 안다는 것이 그토록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2.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 2022. 7. 17.